2018, 실험, HD, 흑백&컬러, 사운드, 11:25
시놉시스
2005년 발견된 여의도 지하벙커(현, SeMA벙커)에 대한 ‘기록없음‘과 그로 인해 발생한 무수한 ‘추정‘에 주목해, 목적성이 사라진 공간인 비밀벙커를, 기억상실증에 걸린, 가상의 무고한 정치범으로 의인화하여, 벙커에 다른 어떤 것이 존재하리라고 믿거나 다른 것이 있다고 믿는 척하며 지금의 우리가 벙커를 해석하는 방식 자체에 질문을 던진다.
그 어떤 실리적인 목적도 없이 오직 그 자체만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는 ‘기관’에 의해 감금된 벙커는,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지도 모를, 무의미한 기록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기억 속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공백의 역사를 그럴듯하게 채워내기를 강요받는다. 아카이브 영상(대한뉴스)과 사운드를 이용해 일상적인 의미가 사라진 낯설고 공허한 공간인 벙커가 창조해 낸 기억은, 의지를 빼앗긴 삶, 폭력적인 시대에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나야 했던’ 작가인 나의 유년의 기억과 연결되며, 사회적으로 승인된 사고 방식과 생활방식에 따라 살며 독자적인 존재와 깊이를 갖지 못한 우리의 불안을 첨예하게 드러낸다.
전시 및 상영
2024 단체전 《아카이브 환상》,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2022 단체전 《기록하는 기억》, SeMA 벙커
2019 샤르자 필름 플랫폼, 샤르자, UAE
2018 SeMA 벙커 역사갤러리 특별전 《거울 없는 방》, SeMA벙커
제작지원
서울시립미술관(SeMA) 벙커 아카이브 프로젝트
작품소장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