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서문 발췌
분열과 이분법, 경계와 연속적인 풍경은 영화감독 손광주의 작업에서 똑같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몰입도 높은 영화적 경험을 위해 어둡고 아늑하게 조성된 하층 전시실에서는 20여 년에 걸친 작가의 작업을 선별해 선보인다. 손광주의 작업은 극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비디오 설치를 넘나들며, 서로 다른 시간성이 중첩되고 역사적·정치적·정신적 힘이 축적되어 형성되는 풍경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그 중심에《거룩한 성》(The Holy City, 2026)을 두고 있다. 에세이 필름이자 비디오 설치 작품인 이 작업은 현대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지닌 상징적·정치적 의미를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분산과 확산의 거점으로서 십자가에 주목하는 이 설치는 기독교가 어떻게 다양한 역사적·정치적·사회적 힘들과 얽히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층위들이 어떻게 동시대의 풍경 속에 공존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한다.
손광주의 프로젝트는 십자가가 외래의 상징에서 출발해 한국의 문화적 풍경에 깊숙이 뿌리내리게 된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종교적 기원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된 양상을 탐구한다. 《거룩한 성》은 구원과 신앙, 깨달음이라는 개념들이 본래의 영적 맥락에서 미끄러져 나오는 미묘하고도 위태로운 순간들을 포착하고자 한다. 이러한 개념들은 현대 세계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왜곡되고 세속화되며, 새로운 목적에 맞게 전용된다.
손광주는 여러 작품을 통해 하나의 섬뜩할 만큼 선명한 초상으로 되돌아온다. 그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조용하고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체제 순응적 인간들’의 사회다. 이러한 초상에는 어떠한 판단도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작가가 관찰하는 세계를 향한 연민, 그 세계를 보듬는 다정한 시선이 작업을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작가는 또한 서로 다른 시간성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방식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사람들은 과거의 구조와 욕망을 현재로 이어 나가는 동시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볼 수 없는 지평을 향해 이끌려 간다. 관찰과 사변 사이를 오가는 손광주의 시적인 영화 작업은 집단적 정동과 신념, 기억이 어떻게 이미지와 사회적 형태 속에 응결되는지를 탐구한다.
출처: e-fl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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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 Sunday 11 am – 6 pm
Closed on Monday
Public holidays 11 am – 6 pm
주최/주관 | Haus für Medienkunst Oldenburg
공동디렉터 | Edit Molnar & Marcel Schwierin
후원 | 니더작센 재단,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